[무나후시] 영문법 러브액트

K/낙서 2017. 8. 28. 01:33

데넵님 생일 리퀘로 3년 전에 받은 무나후시 데이트...인데 미완이고 도무지 끝낼 생각이 안 들어서




리퀘박스 '무나후시로 무나카타가 후시미 구타하는 거요'

K/낙서 2017. 2. 20. 00:17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옮겼습니다.

익명 분께서 리퀘박스에 '무나후시로 무나카타가 후시미 구타하는 거요'라고 써주셨어요.

그래서 무나후시로 무나카타가 후시미 패는 얘기. 리퀘스트에 비해서는 폭력 수위는 낮습니다.

본편 이전, 셉터4 입단 직후. 사이드 블루에 등장하는 쿠스하라 타케루에 관한 얘기가 나옵니다만 저도 케이를 본 지 까마득해서 네타가 이것저것 섞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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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청] 3월과 사자와 조련사

K/SS 2016. 12. 6. 21:07

2013년 K 온리전에서 판매했던 적청 소설본 공개합니다. 겨울이라 심심하네요.

전생 소재.




  1. 이승우, 『오래된 일기』 [본문으로]

후시미 생일 축하해

K/낙서 2016. 11. 7. 01:25

망령은 잊을 만하면 쫓아왔다. 바이러스였고, 치료했지만 나는 대체 무엇 때문인지 간혹 시부야의 횡단보도 - 그 광활한 공간의 한 구석을 스쳐 지나가는 후시미 니키를 보곤 했다. 그를 볼 때 어떤 공포도, 죄책감도, 애정도 느끼지 않았으나 나는 가끔 그를 보았다. 그럴 때면 의아했다. 이 남자는 어째서 내 주변에 있는 걸까.


후시미 니키에 대한 평을 나는 모른다. 나는 그 남자에 대해서 단 한 줄이라도 자세히 알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애써 잊어버리는 것도 어쩐지 도망치는 것 같아서, 나는 갑작스럽게 과거가 밀려올 때면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처음으로 아름다운 나의 세계가 불탔던 날을 기억한다. 작은 어항 속에 만들었던 완벽한 세계는 단 한 순간의 변덕만으로도 새까만 재가 되었다. 그 뒤로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갖지 않았다. 거울을 보고 나서 깜짝 놀라는 일도 있었다. 내가 그를 너무 닮아서. 내가 아주 낯선 타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제는 이게 나의 공포였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지금은 그런 위협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그는 세계를 보는 시각이 조금 이상했을지도 모른다.

내게 아름다웠던 것들이 그에겐 추악했고, 원형이 남지 않은, 뒤틀린, 기괴한, 망쳐진 것들이 그에게 완벽했을 수도 있겠다. 내가 그에 대해 아는 몇 되지 않는 정보 중 하나는 후시미 니키가 천재였다는 점이다. 그는 스오우 미코토나 무나카타 레이시나, 다른 왕권자처럼 똑같이 왕이었다. 사용빈도가 낮은 부엌과 나무 식탁과 그 여자의 취향으로 고급스러운 소품이 니키의 취향으로 전부 괴괴하게 배치된 황량한 거실, 그 옆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 보이는 첫번째 방이 내가 잠을 자는 방이었던, 그 집의 왕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왕을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왕도 범인의 이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의 행동은 그에게 당연했고, 잘못 걸린 내가 된통 당했을 뿐이고…….


그만두자. 아무리 그래도 쓰라린 패배의 기억이다.


"여, 사루. 오래 기다렸냐."

"쓸데없이 늦게 불러내지마 미사키. 나는 내일 오전 근무란 말이다."


열두시가 다 되어가는 어두운 저녁엔 가로등만이 유일한 세계의 증거였다. 호무라가 있는 쪽은 그래도 술집이 몇 군데 있으니 이것보다 사람은 많겠다 싶지만, 정체 모를 관공서 건물 앞은 아홉시만 지나도 무섭도록 적막했다. 미사키는 비니를 벗고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더니 들고 있던 비닐봉투를 자랑하듯 치켜 올렸다.


"이게 뭐게."

"편의점 봉투."

"아 그런 거 말고!"

"콜라? 양치하고 나와서 싫은데."

"아니거든! 이 형이! 너를 위해서 술을 사왔다 이거야!"

"형 같은 소리 하네. 반 년도 차이 안 나면서."


미사키는 제 생일이 지나고 나니 제가 형이라며 거들먹거리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터 그랬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이 나이 먹고도 이 상태면 평생 일년 사분지 일 정도는 미사키가 나보다 형이라며 젠 체 하는 걸 봐야 한다는 걸까. 아 인생.


"근데 웬 술?"

"어… 생일 축하?"

"아하."


나는 시계를 확인하고, 달력을 찾아보고, 미사키를 보았다. 아아. 그런 거구나. 서프라이즈라고 갑자기 사람을 열두시에 불러내서, 음, 술, 알량한 캔맥주 하나를 생일 선물로 주는 거구나. 응. …….


"뭐, 뭐야 그렇게 보지 말라고! 넌 어차피 오늘 거기서 생일파티 할 거잖냐!"

"…아. 어쩐지 오늘 회식하자고 그러더라."

"거봐! 그러니까 미리 왔다 이거지! 네 생일을 제일 먼저 챙겨주는 내 노력이 기특하고 가상하지 않냐!"

"그으으으렇다고 해줄게."

"아 좀!"


미사키는 버럭 성질을 내더니 내 옆에 공간을 두고 앉아, 비닐봉투에서 조각케익 하나를 꺼내 놓고는 친히 맥주를 까주었다. 콜라맛 맥주.  …이게 대체 콜라와 다른 건 뭘까 생각했지만 음료를 손에 쥔 순간, 미사키에게 토를 달 수는 없었다. 그 성질에 잘못 건드렸다가 전부 뒤집어쓰는 건 내가 될 게 뻔했다.


"자, 후시미 사루히코!"

"너 이런 데서 그런 갱단 흉내 내면 비행청소년이라고 경찰이 잡아간다."

"청소년 아니거든?"

"키만 보면 열넷인데."


나는 거기까지 말했다가 와작, 하는 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미사키의 손에 들린 캔이 아주 약간 찌그러져 있었다. 역시 음료를 뒤집어쓰는 건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니까.

내가 샐쭉하게 입을 다물면 미사키는 한 번 눈을 흘기고는 씨익 웃더니 입을 열었다. 나는 쪼끄만 머리통에 들어있는 게 뭔지 눈치챘어야 했다.


"후시미 사루히코! 스물 한 살 생일 축하한다!!!"

"야!!!!"


작정하고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소리에 나는 미사키의 입을 황급히 틀어 막았다. 기숙사 들어가면 다 물어볼 거라고! 나는 보지 않아도 부장의 어쩐지 흐뭇한 미소와 실장의 뿌듯한 얼굴과 아키야마의 어색한 미소…까지 생각하다가 말았다. 어쨌든 이걸 들은 누군가가 있다면, 분명 내일 아침이 시끄러울 터였다.


"크흠, 그러니까 까불지 말란 말야. 빨리 먹고 들어가자."


미사키는 나한테 한 방 먹였다는 생각에 입이 찢어지게 웃고 있었다. 좋냐…, 아……. ……. 

한 대 쥐어팰까 고민하는 사이 찬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부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가로등이 바람에 떨리듯 흔들려 보였다. 그래. 빨리 먹고 들어가야지.


"건배!"

"…건배."


나는 저 먼 가로등 구석에 있는 그림자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차가운 탄산이, 예전과는 다른 단맛과 희미한 쓴맛이 섞여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나는 적당히 어른이 되었다. 당신이 어땠었는지, 나를 어떻게 하고 싶었는지는 모르지만, 당신의 세계와는 아무 상관도 없이, 당신을 닮았어도, 당신이 준 이름으로 살아가도, 당신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삶을 살 것이다.


영원히.

[아키후시] 길들이기

K/낙서 2016. 2. 1. 2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