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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후시] 영문법 러브액트
데넵님 생일 리퀘로 3년 전에 받은 무나후시 데이트...인데 미완이고 도무지 끝낼 생각이 안 들어서
가을의 초입이었다. 여름의 끝자락이기도 했다. 습한 공기 속에서 찬 바람이 문득 어깨를 휘감았던 수요일 저녁, 무나카타 레이시는 후시미 사루히코에게 데이트를 제안했다.
"데이트… 말입니까?"
손에 쥐고 있던 쥬스팩이 구겨지며 주륵,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무나카타는 뚝뚝 떨어지는 끈적한 것들을 티슈를 뽑아 닦으며 답했다.
"네, 데이트요."
저런, 후시미 군. 마시는 것보다 흘리는 게 많겠어요.그렇게 말하려던 무나카타는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 후시미는 쓸데없는 사족과 의미없는 발화를 싫어했고, 그의 의견에 따르면 무나카타와의 대화 중 80%는 그런 것에 속했다. 누군가의 눈치를 본다는 상황 자체가 무나카타는 익숙하지 않았으나 무나카타가 내키는대로 말하고 나면 후시미는 아예 그와의 대화를 포기하기가 일쑤인지라, 확답을 받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나카타는 의사소통이 그런 식으로 방해 받는 것은 싫었고 - 본인이 하는 말엔 대답조차 필요 없다는 사실을 그는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 그러므로 하고 싶은 말을 아주 약간, 자제했다.
그러나 이러한 무나카타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후시미는 한참을 말이 없었다. 손등을 타고 뚝뚝 떨어지는 쥬스를 한 번 핥아 먹고 끈적한 손가락을 보며 인상을 쓰고, 티슈를 뽑아 벅벅 문지르면서도 후시미는 무나카타를 마주 보지 않았다. 여전히 끈적한 손가락을 몇 번 오므렸다 펴고, 바닥에 떨어진 걸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닦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탕비실에서 물티슈를 가져와 이번엔 바닥을 닦았다.
이제 슬슬 다시 물어도 좋겠다 싶을 즈음에 무나카타는 후시미를 불렀다.
"후시미 군?"
"…네?"
"대답은?"
한참을 망설이다 후시미는 제 뺨을 꼬집어 보고, 의자도 한 번 걷어차보고, 작업하던 컴퓨터의 전원을 그냥 날리려고도 해보다가 차마 거기까진 자신이 없었는지 모니터 전원만 매만지고는 만다.
"꿈 아닙니다."
"꿈 아니에요?"
"아니에요."
꿈이라고 믿고 싶으면, 전원 끄셔도 좋고. 무나카타의 제안에 후시미는 눈만 끔벅이다 고개를 저었다. 사흘 야근의 결과를 제 현실도피로 날려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무나카타는 후시미 사루히코의 성실함을 몹시 사랑했고, 후시미는 그래서 단 한번도 무나카타를 배신한 적이 없었다.
"후시미 군, 대답은?"
*
진짜 데이트였나 보다.
"타세요, 후시미 군."
에에, 뭐. 어차피 같은 기숙사에 사는 마당에 약속 장소를 따로 잡고, 본인은 차를 끌고 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조수석에 앉아 후시미는 하릴없이 안전벨트만 만지작거렸다. 차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명목상 '실장'이니 월급은 꽤 많이 받겠거니 했지만 무나카타가 휴일에 무엇을 하는지 어딜 가는지는 일개 부하직원인 후시미가 알 도리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뭐, 지금은 '일개 부하직원'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후시미 군은 연애에 관심 있으십니까?
어느 날 실장님이 저를 실장실로 부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이건 또 무슨 장난인가 싶어서 후시미가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보고 있노라면 무나카타는 검지로 가볍게 책상을 몇 번 두드리더니 말했다.
"아닌 모양이네요."
"당연히 아니죠."
"왜 '당연히' 아닙니까?"
정색하고 칼 같이 내뱉는 후시미의 답변에 무나카타는 의아하게 묻는다. 왜 '당연히' 아니냐고 묻는다면 글쎄다. 후시미는 딱히 누군가와 시간을 공유하는 데에 관심이 없었다. 타인과 교류하는 시간은 귀찮다. 피곤하고 품이 많이 든다. 관심사가 맞다고 해도 그에 대한 얘기를 하거나 대화를 맞춰주는 것도 피곤했고 누군가와 단 둘이, 의식적으로 시간을 공유한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기가 빨리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당연히'라는 말을 붙이기엔 확실히 어폐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후시미에게도 어찌됐든, 그런 사람이 있었던 사실은 확실하니까. 그게 '연애'의 종류에 들어가는지는 가늠이 어렵고 확답을 내릴 수도 없으며, 이미 지나간 얘기였지만.
"10대, 20대 초반이면 연애에 대한 호기심이 가장 왕성할 나이잖아요?"
"…그러는 실장도 제 나이 때 연애를 하진 않았잖습니까."
그래서 후시미가 택한 것은 역공이었다. 20대 초반, 25살을 기준으로 20대 중반이라 말한다면 무나카타도 아직 20대 초반이었다. 스물 넷. 후시미와의 나이 차이는 고작 다섯살이고 무나카타야 말로 후시미 주변에서 가장 연애와 거리가 멀어보이는 사람이기도 했다. 무나카타 레이시가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인다니, 상상하니 아와시마가 챙겨 주는 간식을 세 개쯤 주워먹은 듯 속이 무거워진다.
"했는데요."
그러나 무나카타에 관한 모든 추측이 단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후시미는 잊고 있었다.
"네?"
"해봤습니다, 연애."
"하?"
"재밌었습니다."
"그런데 왜 헤어지셨어요?"
"어쩌다보니? 상대방한테서 연락이 안 오던데요. 흐지부지해지고, 삼개월쯤 지나서 한 번 보자고 연락이 와서 나갔더니 차였습니다."
"삼개월 동안 한 번도 연락을 안 하고?"
"네."
깔끔하게 떨어지는 대답에 후시미는 경멸 섞인 눈으로 무나카타를 바라보았다. 최소한의 교류도 할 줄 모르는 인간 같으니라고. 누군가 들으면 후시미를 그런 시선으로 보았겠지만 후시미가 알 바는 아니었다.
"차일만 하네. 그게 무슨 연애입니까. 보나마나 여자가 고백이라도 하고, 얼씨구 받아들이고 여자가 하는 말은 다 그러려니 끄덕끄덕했겠지."
눈에 훤히 보인다. 저 반반해 보이는 얼굴에 넘어간 여자가 소심하게 쪽지나 말을 건네고 무나카타 레이시는 쌈박하게 예스라고 했을 것이다. 받아들이는 쪽이 재밌어 보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미래의 풍경들을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실현해가며 그런 정적인 광경만을 만드는 게 무나카타 레이시의 연애라고, 후시미는 어쩐지 확신할 수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후시미의 말에 한참을 숙고하던 무나카타의 대답은 긍정이었다.
"비슷하긴 하네요."
"거봐, 결국 실장도 관심 없었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웬 연애입니까? 누구 소개 시켜주게? 그거 히다카 시켜요. 그 쪽은 연애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니 사진도 안 보고 좋다고 받아들일걸?"
"아뇨, 히다카 군은 안됩니다."
"왜요."
"제가 할 거거든요."
?
후시미는 그게 무나카타가 저에게 물은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연애 조언을 구하고 싶은 거라면 카모에게… 아니, 이 쪽은 실패자니 안되나. 그럼 아키야마라든가 벤자이에게 물어보십쇼. 벤자이는 누나들이 잔뜩이라고 하니 여성 심리는 탁월하게 잘 알거든요."
"아뇨, 그런 게 아니고 제가 연애를 하고 싶은건데요."
"그러니까 조언을 구하는 거면……."
"후시미 군과."
"네?"
"제가 하고 싶습니다 후시미 군과 연애를."
"아니, 그런 영문법 순서로 말하지 마시고."
"후시미 군과 사귀고 싶습니다."
…머리로 먹은 아와시마의 팥 한 스쿱 얹은 화과자가 기어이 탈을 낸 모양이었다. 뇌가 체하면 이런 느낌인건가. 꿈에서도 들을 것 같지 않은 헛소리도 들리고?
"별로 안 내켜할 거란 거 압니다. 상상도 못 했겠죠. 상사와의 사내연애라니 아무리 후시미 ㄱ…."
"에… 님이 생각하는 그런 이유로 상상 못한 거 아닙니다."
이 미친 사람. 후시미는 진저리를 내며 손을 저었다. 자화자찬도 이 정도면 이 세상 수준이 아니다. 난 여기서 나가야 겠어.
"상사의 말을 끊고 나가는 태도는 그리 귀감이 못 됩니다, 후시미 군."
…안되잖아? 후시미는 언제 잠겼는지 덜걱대는 문 손잡이를 흔들어댔다. 분명 이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저고, 닫고 온 것도 저인데 문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후시미의 직속상관은 언제나처럼 평이한 어조로 말을 걸고 있었지만 어쩐지 등이 타들어가도록 따가워 후시미는 애써 태연한 척 문고리를 쓰다듬은 채 다시 무나카타의 책상 앞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뭐 새삼. 애초에 절 귀감으로 삼을 사람도 없고."
"일단 얘기는 계속 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후시미 군. 이건 일종의 제안이거든요."
"보통은 사랑 고백을 ‘제안’이라고 하진 않는데요."
"전 고백한 적 없는데요."
무나카타의 말은 점점 미로 같았다. 아까부터 자꾸 빼놔 이젠 들어온 적이 있었나 싶은 정신머리는 또 한 번 이야기의 흐름을 놓쳐, 후시미는 멍청히 무나카타를 바라보다 되는 대로 내뱉었다.
"뭐요 그럼…거 연애를 하자는데 고백은 아니면."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펴서 흔들다가
"그… 이게 아니고 이런, 거 하자구요?"
왼손의 엄지와 검지를 맞붙여 원을 만들고 오른손 검지를 넣었다 빼는 후시미의 얼굴은 제가 말하면서도 끔찍한 걸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거기까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원합니까?"
"미쳤나."
대답은 반사적이었다.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후시미는 정말로, 진심을 담아, 식겁해서 혀를 찼다. 동성 연애에 편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실장과 하는 건 에…그…… 아무리 좋게 봐줘도 섹스가 아니라 직장 이지메 같은 느낌이잖아? 차라리 굳이 한다면 아키야마랑……. 거기까지 생각하던 후시미는 애초에 이딴 건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망상을 깨끗이 발로 밟아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그것도 아니면 대체 뭡니까?" "후시미 군은 만만하니까요."
"네……?"
"눈치 좋고 일 잘하면서 적당히 내빼지만 그렇다고 제 등에 칼을 찌를 사람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걸 '만만하다'고 요약합니까? 언어를 대체 뭘로 배우셨는지…? 조심스럽게 입밖으로 튀어나오려던 것을 후시미는 목 안으로 꾸역꾸역 욱여넣었다. 더 이상은 말해봤자 말꼬리잡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하시겠습니까, 연애?"
"영문법은 됐습니다만……."
최종학력은 중졸이어도 도쿄 법무부 호적과 제4분실 근무 4년차의 짬밥이다. 후시미는 제 업무능력과 사회성을 믿었고 또 너무 믿었다. 어떤 일이든 훌륭히 해치울 수 있다는 안일함은 막힘없이 승진했던 전적이 있는 직장인에게선 흔히 나타나는 무모함이었다.
"일단은 해보죠."
"승낙입니까."
"쯔…….위에서 하라면 해야죠."
마음 먹고 나니 생각보다 머리는 금방 안정을 되찾았다. 김이 빠지는 것처럼 푸슈슉 평소의 귀찮고 느긋한 텐션으로 돌아온 후시미를 보며 무나카타는 그저 평소처럼 웃었다. 설마 이것 때문에 '만만하다' 소리를 들은 건가? 싶은 생각이 얼핏 스쳤으나 그 날의 후시미는 분명 자신감 과잉이었다.
*
"어떱니까?"
"뭐가요?"
눈 앞의 버튼을 이것저것 눌러보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고 있는 후시미에게 무나카타가 묻는다.
"보통은 운전하는 남자를 세 배쯤 멋있게 느낀다던데."
"그래서요?"
"운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CD삽입구, 이젝트 버튼, 내비게이션, 후면카메라는 자동인건가. 히터, 쿨러……. 아랑곳하지 않고 버튼의 용도를 추측해보던 후시미가 무나카타의 말에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들었다. 시선을 정면으로 유지하면서도 흘긋흘긋 후시미를 쳐다보는 게, 아, 그러니까, 설마.
"…멋있다고 듣고 싶은 겁니까."
"저는 평소에도 어디서 빠지진 않습니다만."
아……. 짜증난다……. 어디 가서 빠지지야 않겠지만 본인 입으로 저러고 있으면 원래 영 반대로들 하고 싶은 법이다. 애초에 남자친구인지 상사인지에 대해 칭찬할 건덕지도 없었다만 뭔가 기대하는 눈을 보니 엄청나게 기분 나쁜데다 후시미는 당근과 채찍 중에선 당근은 야채라 싫으니 채찍만 휘두르는 편이었다.
"쿠사나기 씨가요."
느릿하게 웃으면서 후시미는 입을 열었다.
"쿠사나기 씨가 운전을 잘해요. 처음으로 성인 남자가 운전하는 걸 구경하기도 했고."
"그렇습니까."
대답을 하는 무나카타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은 것 같다. 후시미는 갑자기 데이트에 대한 의욕이 샘솟기 시작했다.
"쿠사나기 씨 차는 스틱이거든요. 스틱에 손 얹어두고 담배 피울 때가 좀."
"동행자가 있는 상태에서 실내 흡연은 좋은 습관은 아니네요."
사실 쿠사나기의 차를 간혹 얻어 탈 일이 있을때마다 후시미는 차창에 머리를 기대고 담배냄새로부터 멀찍이 떨어지려 노력했지만 아무리 왕이라도 그런 것까지 알지는 못할테고. 쿠사나기가 멋있었다는 말도 아예 거짓말은 아니다. 가끔 그런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초조하고 몸서리 쳐지도록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실장도 내키면 아무데서나 피우지 않습니까. 그리고 아키야마 씨가."
"아키야마 히모리 군, 말이죠."
"호송용 트럭은 차체도 높고 옆에 타고 있으면 전망도 끝내주거든요."
아키야마도 흡연자였다. 공용인 호송 트럭에 재떨이가 있을 리 없고 아키야마는 흡연장소가 아닌 이상 담배를 무는 일이 거의 없지만 가끔 차가 막힐 땐 핸들에서 손을 떼고 손가락으로 입을 더듬곤 했다. 그리고 아마 속도 내는 걸 즐거워한다. 평균적으로는 규정 속도를 준수하지만 출동할 때는 위급상황이니 어느 정도의 과속은 용인되는 편이었다. 그럴 때 아키야마가 변속하는 템포와 악셀을 밟는 표정은 경쾌하기까지 해서 가끔 후시미는 일하러 가는데 저런 표정이 나올 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습니까……."
그러니까 네가 특별히 멋있진 않고 닥치고 운전이나 하라는 후시미의 말을 무나카타가 잘 알아들었는지 어쨌는지 무나카타는 그 뒤로 말이 없었다.
설마, 이거 질투인가.
그러라고 한 말이긴 했지만, 정말로 질투일리가?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시험삼아 가장 만만한 부하에게 말도 안되는 제안을 건네는 남자였다. 성실성은 없어도 완벽함을 추구했고, 책임감만은 충분한 남자였으니 아마 제 제안에 걸맞은 연기를 하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심지어 연기는 정말 얼마나 잘하는지, 지난 번 정글 잠입작전 때는 연기인 걸 알면서도 솔직히 상처 받았다. 그렇게까지 할 예정은 아니었는데 열 받는 바람에 재킷까지 집어던지고. 셔츠 한 장 차림으로 12월의 도쿄를 돌아다니는 건 제아무리 신체능력이 강화된 클랜즈맨이라도 무리라는 사실을 후시미는 그 날 새삼 깨달았다.
이건 어디까지나 잡소리고, 그래, 무나카타 레이시가 메소드연기왕이라고 해도 후시미는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살면서 무나카타에게 한 방 먹일 기회가 얼마나 존재하겠냔 말이다.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무나카타의 표정은 잘 보이지 않지만 묘하게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것 같은 게, 차를 마시려고 했더니 아와시마 부장이 노크했을 때와 흡사한 표정이었다.
음, 이건 내가 살면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굉장한 한 방이네.
그렇게 생각하니 후시미는 이제 절로 콧노래가 나올 정로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주말이라 꽉꽉 막히는 도로도 상관없다. 어차피 운전 남이 하는 거고, 오늘 하루종일 이렇게 주도권을 잡고 있는다면 데이트란 것도 꽤 쓸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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