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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우기노] 우리가 사랑했던 겨울
지난 12월 9일 디페스타에서 배포했던 코우기노 글을 공개합니다. 배포본이므로 짤막합니다.
시안은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열대 온순 기후의 특성을 띠고 있다. 한마디로, 덥다. 8월의 일본보다는 시원한 것 같기도 하지만 1년 중 6개월이 여름 날씨라니. 이제는 제법 이 곳의 지리도, 억양도, 식습관 같은 것도 익었지만 겨울이 없는 계절이 코가미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았다. 우기에 오는 비는 무섭도록 습하고 끈적끈적하고 건기가 되면 그나마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그건 그냥 가을이지 겨울이 아니다. 습한 빗줄기에 묵직한 스피넬의 향이 엉겨 붙는 밤이면 나는 어울리지 않게 향수병에 시달리곤 했다.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밖에 나왔을 때 그 차가운 대기, 들이쉬는 숨이 얼음처럼 서걱거려 깨끗하게 폐부를 한 바퀴 돌리고 나왔을 때의 상쾌함이 그리웠다. 시린 코끝을 애용하는 겨울 점퍼에 묻어버리고 잔뜩 움츠린 채로 종종걸음 치던 도시의 아스팔트, ‘그렇게 걷지 마, 코가미. 목이 굽어질 거야.’, 사실 그렇게 걷는 걸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 잔소리가 좋아서 일부러 그렇게 걸었다. 아니면 그 차가운 손을 낚아 채 같이 커다란 점퍼 주머니에 찔러 넣고 걷기도 했다. 완강히 저항하던 손은 결국 체념하고 얌전히 코가미의 주머니 안에 들어간 채로 같이 따뜻해졌었다.
원래 사람은 없는 것만을 그리워하는 법이다.
이 기후에선 이불로도 쓰지 못하는 겨울 점퍼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건 그 향수 때문이다. ‘돌아가려면 하나쯤은 있어도 되잖아?’ 돌아갈 확률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자기합리화하고 배낭에 처박아놓은 게 벌써 3년이다. 일본에선 세 번의 겨울이 지났고 이젠 네 번의 겨울을 맞이할 즈음이었다. 겨울옷이란 게 다 그렇듯 부피는 크고 무게는 무거워 가방에 넣으면 커다란 군용배낭의 절반 이상도 차지한다. 날이 좀 선선해졌으니 모처럼 대청소를 하자며 집안을 뒤집어놓다 발견한 이 커다란 짐덩어리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어쩐지 피곤해서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슬슬 버려도 좋지 않을까.
상황은 전보단 안정되었다. 정의롭고 자비로운 시빌라의 은총은 기껏 밤바다를 타고 도망친 이국에까지 미쳐 세상을 악랄한 이분법으로 갈라놓더니 기어이 민주주의라는 이름하에 안락한 둥지 틀기에 성공했다. 표면상의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저항군은 사람들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었다. 열망을 잃은 게릴라전에선 인적 물적 자원이 전보다 몇 배로 소모되었다. 재정 부족으로 이 벽지에까지 시스템이 시행되려면 꽤나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는 이 나라도 내가 알던 곳과 비슷해질 것이다. 거리마다 일정간격으로 위치한 컬러 스캐너, 시빌라 시스템이 위치한 초고층 건물, 온통 흰색인 교정시설, 그 익숙한 풍경 사이에서 자신의 범죄계수는 몇일까. 아마 이전보다 훨씬 높아, 어쩌면 엘리미네이터가 작동될 정도일지도 모른다. 기노한테 한 번은 물어 볼걸 그랬지. 만났을 때 한 번은, 만났을 때…….
다시 만났을 때 기노자는 덥지도 않은지 보기만 해도 답답한 검은 정장이었다. 기노자는 원래 그랬다. 그의 고지식함은 계절을 가리지 않아서 여름이면 반팔 위에 몰래 홀로그램을 씌워 출근하던 나와는 달리 그만은 분명히 긴 셔츠에 재킷이었다. 여름은 더위 때문에 범죄가 일어나기 쉽고 사이코패스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적정 온도의 냉방은 어느 정도의 의무였고 드래그스토어에선 색상보조제가 불티나게 팔렸다. 만인이 주의를 기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계수의 상승은 빈번해서 여름, 기노자는 셔츠를 하루에 두 번은 갈아입어야 했다. 더위에 지쳐 냉방장치 밑에 녹아내린 기노자의 넥타이를 느슨하게 잡아내리다 이윽고 벗겨내는 것은 으레 내 몫이었다.
“기노도 그냥 홀로그램을 쓰지 그래.”
소용없을 줄 알면서도 넌지시 권고하면 기노자는 습관처럼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예의가 아니잖아.”
그래서 기노자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은 겨울이었다. 겨울엔 긴 셔츠와 재킷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으니까. 내가 생각하기에도 확실히 기노자는 여름보단 겨울이 더 잘 어울렸다. 연말을 맞이하는 희고 푸른 채도의 일루미네이션 아래에선 기노자가 좋아하는 검은 트렌치코트가 길고 늘씬한 실루엣을 유독 강조했고 높은 깃보다도 더 길고 흰 목이 도드라져 보였다. 따라서 나도 여름보단 겨울이 좋았다. 더운 것보다 추운 게 훨씬 낫기도 하고, 여름엔 나란히 앉는 것도 질색하는 기노자가 자연스럽게 거리감을 줄이는 계절이었으니까.
“그렇게 걷지 마, 코가미.”
나란히 걷던 길에서 고개를 돌리면 기노자가 인상을 쓰고 있었다. 왜? 소리없이 그렇게 물으면 기노자는 내게 잡혀 주머니 속에 들어간 손 대신 반대편 손으로 내 등을 힘껏 내리쳤다.
“보기 흉하니까.”
코트 안으로 움츠러 들어간 목이 반동으로 쑥 위로 올라온다. 낄낄대면서 나란히 귀가하는 길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바뀐 적이 없었다. 기노자의 한 손은 언제나 자연스럽게 내 오른쪽 재킷 주머니에 들어있었고 맞잡은 손은 같이 따뜻해지곤 했다. 길게 마디진 그 손을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있으면 기노자가 간지러운 듯 움찔거렸지만 역시 손을 빼지는 않았다. 그 매끈하게 긴 손가락에 액세서리가 있으면 꽤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 건 언제였던가.
강도 높은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모두를 수반하는 공안국의 월급은 일반적인 샐러리맨과 비슷했지만 야간 근무를 낮처럼 했고 휴일 근무는 평일처럼 했으니 추가 수당을 합치면 훨씬 넉넉했다. 유별나게 아름다운 반지도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기억도 흐렸다. 그만큼 오래된 얘기였다. 그게 언제였지. 스물의 겨울엔 간신히 익숙해진 일에 매진하는 것만도 벅찼다. 스물 하나의 겨울도 아니지. 그 땐 아직 그 정도의 잔고가 남아있지 않았다. 스물 둘, 셋, 넷…. 아마 그 즈음이었을까. 간신히 어린 티가 남은 기노자의 둥근 뺨이 케이크에 꽂힌 초의 열기에 발갛게 달아올랐을 때 반지를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정교한 홀로그램 카탈로그가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것도 그 때가 처음이었다. 휴일을 쪼개 기노자 몰래 도쿄의 백화점을 모두 돌고, 기진맥진해서 돌아오는 날이 족히 여덟 번은 넘었다. 단순 계산으론 여덟 번이지만 기노자와 시간을 보내는 날도 있었고 휴일 출근도 일상다반사였으며, 그토록 무언가에 매진하고 흥분했던 적은 살면서 몇 번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고백하건대 가끔은 잊어버리기도 했다. 그 마디진 손이 여전히 외롭고 그래서 무엇을 채워줘야겠다고 새삼스럽게 깨닫는 건 한 주머니에 손을 맞잡고 넣을 때뿐이었다.
프러포즈라는 거창한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충동적이었다. 그 날이 너무 지쳤어서, 기노자의 얼굴에서 유난히 턱선이 도드라져 보여서. 마지막 집행이 힘들었어서 그런 사소한 이유들이 충동을 부추겼다. 사는 데 몇 개월, 갖고 다니기가 몇 주였던 박스를 꺼내게 한 건 그런 것들이었다.
“결혼할래, 기노?”
그토록 가벼운 말. 차라리 농담처럼 말하고 싶었다.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의 기노자는 모든 걸 조심스러워했다. 박빙薄氷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클리어 컬러를 보여주면서도 언제 그것이 아주 깊은 바다의 색이나 계곡의 이끼나 붉은 핏빛이 될까 두려워했다. 그 선연한 색의 변화가 가져올 모든 사회적인 변화들을, 그것이 종내 내게 가져다 줄 불이익을. 고백하고 첫 달은 그것을 핑계로 거부했고, 두 달은 그래도 괜찮겠냐고 꾸준히 확인했으며, 반 년은 그런 미래를 자꾸만 상상해보라고 했었다. 짧은 생의 절반이 넘게 그를 괴롭히고 남은 평생을 괴롭힐 그의 불안의 기저를 나는 잘 알고 있었고, 반복되는 확인들을 인내할 여력도 있었으니 대답을 독촉할 생각은 없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 눈을 크게 뜨다가도 찬바람에 마른 얇은 입술을 꽉 깨문 기노자가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코가미, 나는.”
…앉아 있다가 지쳐 벌렁 누워버렸다. 눈을 뜬 채로 꿈을 꾼 기분이었다. 이전 세대의 낡은 기억장치에서 기적적으로 선명한 기록들을 꺼내면 이런 상황일까. 기억하는 공기는 입김이 희게 나오는 차가운 날씨인데 숨을 들이쉬면 미지근한 온기가 들어왔다. 아득하면서도 생생한 기억들을 헤집고 있으려니 숨이 턱턱 막혀온다.
기노자는 실로 현명했다. 예상처럼, 기노자는 거절했다. 거절이라기보다는 그의 습관 같은 신중함이었다. 조금만 기다려 줘. 나는 모르겠어, 코가미.
몰랐던 건 기노가 아니라 나일 것이다. 형사의 육감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은밀하게 발생한 범죄현장에서 문득 뒤가 아려올 때, 다른 무언가가 숨어있을 것이라 짐작한다든가 모든 알리바이가 완벽한 상황에서도 중요 참고인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 것. 그것을 ‘형사의 육감’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경험인가, 선험인가. 육감에 대한 철학적 논쟁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다. 수사에 대한 육감은 없어도 – 일반인인 기노자에게 그것은 없어도 좋았다 – 기노자에겐 다른 종류의 육감이 존재했을 것이다. 아무도 볼 수 없는 머나먼 미래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의 그림자를 누구보다 기민하게 눈치 챌 수 있는 그런 육감이. 나는 결코 바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의 장벽을 넘어, 아주 바닥,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나의 기질을.
네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서른이 될 때까지 변하지 않으면.
얇게 마른 입술을 질겅대며 기노자는 신중히 말을 골랐다.
그 때가 되면 다시 말해줄래.
망설이는 눈빛엔 분명 다른 종류의 불안이 있었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요동치는 대지 위에 간신히 한 겹의 단단한 껍질을 올려 최대한 완곡하게 거절하고 있었다.
너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냐. 그건 알 거야, 코가미.
거절하면서도 기노자는 매달리듯 말했다. 이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던 일인데 고작 신중한 거절 한 번에 기노자는 내일이면 당장 내가 어딘가로 가버릴 것처럼 과하게 매달렸다.
하지만 너는 말이야, 너는…….
끝내 문장을 마치지 못한 채로 기노자는 입을 다물었다. 나를 위해서였는지, 그를 위해서였는지 기억나진 않아도 우리는 반지를 서로 나눠 가졌다. 나는 기노자의 것을, 기노자는 나의 것을 가지고 있다 원하는 때에 주기로 했다.
그리고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다시 기억하게 된 것은 실로 우연이었다. 의도하여 넣어둔 것은 아니었다. 어느 순간 존재 자체를 잊어버렸던 물건이었고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밀입국하는 배 안에서 손가락 끝에 걸려 올라온 그것을 보고 무엇인지 한참을 생각해야 했다. 케이스에 넣어둔 줄 알았는데 어쩌다가 혼자 돌아다니게 되었나. 사사야마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마키시마 쇼고의 존재를 확인하고 부술 때까지 겨울마나 애용하던 점퍼였다. 내 주머니엔 반지나 누군가의 손 대신 담배와 라이터가 들어가 있는 게 당연해졌고 아무리 구부정하게 걸어 다녀도 내 등을 치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애꿎은 주머니만 만지작대다가 실이 닳아 구멍이 났고 정말 우연히도 그 사이로 들어갔을 것이라 추측만이 가능했다.
“잘 지내?”
“지내.”
무뚝뚝한 대답은 완고했다. 한 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 단단함은 그가 지난 세월 동안 갈고 닦은 그의 특기였다. 그래서 아무도 그가 얼마나 다정한지 몰랐다.
“나는 별로야. 여긴 겨울이 없거든.”
“잘됐네. 넌 여름을 더 좋아하잖아. 여름이 잘 어울리기도 하지.”
기노자의 곧은 등, 꼿꼿한 목은 여전했지만 안 본 사이에 그는 훨씬 더 도드라진 광대와 턱선을 갖게 되었고 머리카락은 생각도 해 본 적 없는 상태로 길었다. 늘 눈가를 가리던 안경이 없어져 깊은 눈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은 정갈한 앞머리 사이에서 얼핏 처연한 듯한 느낌도 들었다. 예전엔 곧죽어도 웃을 줄을 모르더니 기노자는 이제 꽤나 어른처럼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어른처럼 웃는다는 건 누군가를 노골적으로 비웃거나 냉소할 수 있게 되었단 얘기였다.
“난 겨울이 더 좋은데, 기노. 우리가 그 오랜 시간 동안 좋아하는 계절에 대한 얘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던가?”
나는 겨울을 좋아했다. 기노자에게 잘 어울리는 그 계절을. 나는 진심으로, 어떤 방향에선 좀 억울하기까지 해서 기노자에게 항변했다. 우리의 끝이 어찌되었든 간에 우리는 숱하게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서로의 기호는 뻔히 알고 있었을 텐데 기노자는 그것을 정말 그렇게 온전히 잊어버렸나. 내 시선을 뭐라고 해석했는지 기노자는 한숨을 푹 내쉬며 귀찮다는 얼굴로 말한다.
“너는 가끔 네가 좋아하는 걸 착각하지.”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기노.”
“네가 말한 대로 그 오랜 시간 동안 붙어있었기 때문이지.”
너는 겨울에만 나를 사랑하는 척 했잖아.
속삭이는 목소리는 무감하게 낮았다. 기노자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웃고는 왼쪽 손의 장갑을 잡아당긴다. 내가 주머니에 넣고 같이 따뜻해지던 손이었다. 길게 마디진 손가락의 윤곽을 더듬는 걸 좋아했다. 우리의 거리감이 조금씩 녹아드는 겨울을, 네가 입은 검은 재킷이 잘 어울리는 계절을.
“너는 좋아하는 한 가지에만 몰두하는 편이니까. 호오가 분명하다고는 해도 의외로 사소한 건 잘 모르잖아.”
일정한 규칙들. 빵을 먹을 때는 끝부터 순서대로 먹는 걸 좋아한다든가, 붕어빵은 머리부터, 만두는 한 입 크게 베어 무는 걸, 카레우동은 한 번 크게 휘저은 다음 밑에서부터 먹는 걸, 늦봄과 늦여름을 좋아하고 겨울은 싫어해. 추운 게 싫으니까 달라붙는 거잖아.
…—원래 사람은 없는 것만을 그리워하는 법이다.
겨울이 그리운 건 이 나라엔 겨울이 없어서였을까. 기노가 지금 눈앞에 없어서 기노를 그리워하는 걸까? 익숙해지고, 또 익숙한 모양으로 변모할 도시에 내게 가장 익숙한 기노가 보이지 않아서 나는 기노를 그리워하는 걸까. 이제는 그 왼손 약지를, 마르고 곧은 등을, 그 옆모습을.
아마 겨울 점퍼는 버릴 수 없을 것이다. 이 곳엔 겨울이 없고 주머니 깊은 곳에 들어 간 반지는 주인을 잃었어도 그랬다. 단순한 향수병이나 변덕이라고 해도 좋았다. 십수 년 동안 익숙한 모습이었다. 계절만큼이나 당연하게 붙어 있었다. 그립지 않은 게 이상하잖아. 나는 눈앞에 없는 기노자에게 변명한다. 사랑하는 척이라면 외롭지 않았어야 했다.
“네 말은 틀렸어, 기노.”
나는 몹시 외로웠고 지금은 없는 계절이 몹시도 그리웠다. 우리가 사랑했던 겨울이, 우리가 사랑을 했던 겨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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